제주밭 이야기
겨울을 시작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제주밭은 온통 김장 준비로 분주합니다!”
겨울을 앞둔 11월의 마지막 주, 서울에는 역대 11월 중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제주도 한라산에도 같은 날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제주 시내에는 비바람이 불었는데 때때로 우박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했어요. 올해 여름은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지라 갑자기 들이닥친 겨울의 전조가 이상하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겨울은 겨울이구나 생각 들게 하는 풍경이 있는데요. 바로 제주 시내에 있는 동문재래시장입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주 밭한끼를 그대로 옮겨놓은 야채 코너가 등장하는데요. 장사하는 삼촌들의 찬바람 때문에 빨갛게 물들었어요. 조금이라도 온기를 느끼기 위해 손님이 오기 전까지는 담요 속에 웅크리고 앉아 몸을 숨깁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정겨워서 미소가 지어지는데요.
11월 마지막 주의 동문재래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주 밭작물은 ‘김장 김치’를 위한 식재료였어요. 다른 밭작물 친구들과 구별하여 한 켠에 김장용 밭작물만 따로 전시를 해두었는데요.
배추, 무, 갓, 알타리무가 사이좋게 모여있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겨울을 기다리는 풍경이 이런 모습일까요? 매년 겨울을 앞두고 동네에서는 집마다 김장을 합니다. 지금도 제주도의 여러 마을에서는 김장철이 되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함께 김장을 한다고 해요. 그러면 동네 강아지까지도 신이 난다고 합니다. 김장이 끝나면 갓 김장한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에 막걸리 한 잔~ 그야말로 마을 축제가 펼쳐지는데요.
제주 밭작물은 단순히 음식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에요. 이처럼 날마다 우리네 밥상에 올라오는 김치의 기본 재료들이 바로 제주밭에서 생산되는 작물이니까요.
올해 김장은 제주밭에서 난 맛있는 밭작물로 담궈보시는 건 어떠세요? 김치에 제주의 깊은 맛이 배어날 거예요.
끝으로 동문재래시장 어귀마다 놓여있는 제주 밭작물 친구들을 만나볼까요?
미나리, 갓, 표고버섯, 쪽파, 고추 등 다양한 밭작물이 보이시나요?
아무리 추워져도 밭작물로 차리는 밥한끼는, 언제나 가능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