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쪽파 프릿따따

정원의 제주밭한끼 | 2023년 10월 19일

#제주밭한끼#쪽파

 

 

 

 

찬바람이 부쩍 불기 시작한 10월이다. 요즘은 제주밭에서 파릇파릇한 쪽파를 수확하는 시기다. 봄 쪽파가 달달하고 파김치에 안성맞춤이라면 매운 맛이 돋보이는 가을 쪽파는 파기름을 내거나 달걀 또는 육류 등과 함께 요리해 먹으면 좋다.

 

제철 쪽파로 파전을 두둑이 만들어 먹을 상상을 하다 문득 이탈리아에서 먹던 프릿따따가 떠올랐다. 두껍게 만들면 오믈렛 케이크처럼 생겼는데 얇게 만들면 영락없이 동그란 전 같아 보인다. 하지만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대신에 치즈가루가 듬뿍 들어간다. 나는 특히 남은 리조또나 야채구이를 넣어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한다. 대부분 파스타가 남으면 이 달걀물을 더해 일명 ‘파스타 케이크’를 만들어 먹는데, 이탈리아 곳곳에서 길거리 음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의 재료는 쪽파! 쪽파를 전부 송송 썰어 넣는 방법도 있지만 쪽파의 모양이 살아있는, 쪽파 전을 닮은 모습으로 만들어 보았다.

 

* ‘frittata’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프리타타’로 통용되지만, 이탈리아어 발음에 원칙상 ‘ㅌ’ 발음이 없고, t를 ‘ㄸ로 발음한다. tt는 첫번째 t가 앞 음절에  받침으로 들어가 프릿따따로 읽는 게 바르다.

 

 

 

 

[쪽파 프릿따따 재료(2인분)]

‣  쪽파 100g

‣  감자 반 개(100g)

‣  달걀 4개

‣  치즈 가루 50g (그라나파다노 또는 파마산 치즈)

‣  마늘 1알

‣  올리브유 조금

‣  소금 조금

‣  후추 조금

 

 

 

[쪽파 프릿따따 만들기]

①  쪽파는 흙이 묻어 있는 뿌리 쪽을 칼로 잘라내어(최대한 끝 부분만 살짝 자른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뺀다.

②  후라이팬 크기에 맞춰 쪽파의 초록색 부분을 잘라내고, 잘라낸 부분은 작게 썬다.

③  달걀을 풀어 달걀물을 만든 뒤 치즈가루, 그리고 썰어둔 쪽파를 더해 섞는다.

 

  

 

④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얇게 편 썰거나 채 썬다.

⑤  중불에서 팬에 기름을 두른 뒤 감자를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한다. 80% 정도 익힌 후 빼둔다.

⑥  팬에 기름을 더해 쪽파를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⑦  빼둔 감자를 쪽파 위에 올리고, 이를 소복이 덮도록 달걀물을 부어준 뒤 중간중간 뒤적여준다.

⑧  달걀물이 반 이상 익으면(대략 3분 뒤) 뒤집어 약불에서 나머지를 1분 정도 익힌다. (뒤집을 때는 프릿따따를 알맞은 크기의 접시에 옮겼다가 팬으로 덮어 접시째 뒤집으면 쉽다. 손 조심!)

 

 

 


⑨  다 익은 프릿따따를 접시에 담는다.

⑩  취향에 따라 치즈 또는 토마토 소스와 함께 먹는다.

 

 

 

 

Buon Appetito !

 

 

 

 

 

 

정원 셰프는 …

제주에서 농부님들과 함께 좋은 식재료를 지키고 만들어가기 위해 올바른농부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천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이탈리아와 고향 전라도의 기억이 담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던 대학 시절, 한 끼 한 끼 직접 만들어 먹던 식사를 통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요리를 배우기 위해 유럽 여행을 떠났다. 이탈리아의 주방과 농장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 먹는 그들의 집밥 레시피를 기록해 나갔다. 첫 이탈리아 여행에서 인연이 된 이탈리안 가족과 피렌체 근교 시에나에서 지내며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와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를 배운 뒤 코로나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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