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지금 시기 제주의 밭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계절, 제주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주밭풍경]에서 소개합니다.
팥이 익어가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팥은 여느 콩과 같이, 이파리가 모두 시들어 떨어진 이후에야 알이 모두 익습니다. 길쭉한 꼬투리만 매달린 줄기는 언뜻 보면 시들어버린 작물 같기도 하지만, 그 꼬투리 안에는 팥이 열심히 여물어가고 있지요.
제주의 한 팥밭에서는 아주 특별한 팥이 영글고 있습니다. 바로 ‘홍다’인데요,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육종해 시험재배 중인 품종입니다. 원래 제주의 날씨대로라면 팥은 7월 중순에 심어야 합니다. 제주에는 팥이 한창 클 8~9월에 태풍이 잦기 때문에 팥을 재배하기 어려운 환경이지요. 이런 제주 환경에 맞춰 재배 시기를 앞당겨, 5월에 심어 9월에 수확이 가능하도록 보완된 품종이 바로 홍다팥입니다. 이렇게 재배하면 겨울 월동작물과 사이짓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제주에서 재배하기 안성맞춤이지요.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품, 오메기떡에 빠질 수 없는 재료가 팥이지요. 제주에서의 팥 농사가 어렵다보니 국내산이라 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팥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주의 특산품인 만큼 제주밭에서 재배된 원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직은 시험재배 중이지만, 머지않아 제주의 팥 홍다팥이 들어간 오메기떡을 먹을 수 있길 바라 봅니다.
* 사진 속 제주밭은 제주시 봉개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