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다이어트와 건강식의 별미, 기장
6월과 7월 사이, 제주는 봄에서 멀어져 여름으로 나아갑니다. 올해는 이른 장마가 제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한바탕 내린 비는 이르게 찾아온 여름 열기를 날려버렸는데요. 그사이 제주밭에는 여름 수확을 앞둔 ‘기장’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무럭무럭이라고 하기에 힘이 없어 보이지만, 기장 나름대로는 이 여름을 굳건하게 버티고 있어요. 설핏 보면 낯선 모습인데요. 봄과 가을 농사 사이에 수확하는 기장은 제주 농부들의 훌륭한 사이짓기(간작) 작물입니다.
특히 애월 곳곳에 기장이 눈에 띄는데요. 힘없이 아래로 늘어진 기장의 열매가 보이나요? 곡식은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데요. 기장은 곡물 중에서도 가장 작은 곡물류에 속합니다. 정월 대보름에 즐겨 먹는 오곡밥에 빠지지 않는 곡식인데요. 제주에서는 ‘기장 쌀’이라고 표기해서 전국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노란 빛깔을 띠는 기장은 한방에서 기운이 찬 음식으로 분류하는데요. 비타민A와 B가 풍부한 별미음식으로 다이어트에도 좋고요. 기장 추출물에 항암효과가 인증된 적이 있어서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기장은 인류가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식량 작물 중 하나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기장을 재배하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정확히 언제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국낸 기장 생산량의 70%(2022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주요 생산지인데요. 이맘때 제주 올레길 사이사이에서 땅을 향해 힘없이 늘어진 밭작물을 만난다면 반갑게 맞아주세요.
마트에서도 손쉽게 ‘제주 기장’을 만나실 수 있어요. 맨날 먹는 쌀밥 말고 다이어트식과 건강식이 필요하신 분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