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6월의 짧고도 달콤한 만남, 초당옥수수
6월이 되면 제주 곳곳엔 초당옥수수들이 빽빽하게 자랍니다. 어찌나 빨리 크는지, 날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 일부러 옥수수밭을 보려고 에둘러 걷기도 합니다. 언제 이렇게 크는 걸까? 제주라서 이토록 빨리 크는 건가? 하루가 다르게 키가 자라고, 빨갰던 수염이 누렇게 변하며 풍성해질 때마다 제주 토양에 감탄하게 됩니다. 초당옥수수 역시 메밀과 감자처럼 제주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작물입니다. 생각해보니 모두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고, ‘짧은 재배 기간’으로 빨리 수확하는 작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이기작, 삼기작을 하는 제주인의 부지런함에 새삼 또 감탄합니다.
초당(超糖)옥수수는 당도가 월등히 높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평균 당도가 16-18브릭스니까 수박이나 샤인머스켓 등의 과일보다도 단맛이 강해 ‘사탕옥수수’라는 별명도 지녔지요. 이렇게 달지만,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열량은 100g당 96㎈로 찰옥수수의 절반 수준이며, 수분함량이 70% 이상이라 초여름 제철 간식으로 안성맞춤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수분함량이 많은 탓에 저장 기간이 짧다는 것이죠. 그래서 6월, 이 한 달이 초당옥수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지난 6월 4일, 초당옥수수로 유명한 수산리에서 첫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조리법도 얼마나 간단한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좋고, 냉동실에서 살짝 얼려 샤베트처럼 먹어도 좋아요.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물에 씻어 생으로도 먹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다른 옥수수처럼 삶지는 마세요!) 초당옥수수의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맛, 짧아서 더 아쉬운 맛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