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비 그친 4월, 고사리채취의 골든타임

| 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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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 ▲ 

 

벚꽃이 지고 완연한 봄에 다다르면 제주엔 한동안 비가 내립니다.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라는 식물을 위해 하늘에서 주는 유일무이한 

자양분이지요. 이때 내리는 비를 ‘고사리 장마’라 부릅니다. 한라산자락의 자생식물 중에서도 특히 이 비의 도움을 받아 쑥쑥 자라는 것이 

바로 ‘제주고사리’이기 때문입니다.


 

 

섬유질이 가득하고 비타민C와 비타민B2를 함유한 고사리는 특히 칼슘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철분도 많아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에게도 좋답니다. 하지만 생으로 먹으면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기 때문에 보통 채취한 

즉시 삶아 햇빛에 말려서 1년 내내 저장해두고 나물무침, 볶음, 해장국 등 다양하게 요리해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사리의 80퍼센트는 제주에서 자라고, 특히 ‘자생’하는 고사리는 제주도가 유일하기 때문에 4월의 제주는 그야말로 

‘고사리 따기에 진심’인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밭일하던 농부, 물질하던 해녀까지 본업을 내려놓게 만드는 고사리 새순. 

맛도 영양도 값어치도 모두 1등인데, 자연이 거저 내어주기까지 하니 며칠 숲을 헤매는 수고로움이 힘들기나 할까요? 

그렇다고 욕심을 과하게 부리면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답니다. 바다에서처럼, 숲에서도 ‘다음 사람’을 위해 크게 욕심부리지 않기로 해요. 

아기처럼 주먹을 꼭 쥐고 피어나는 이 여린 잎은 내년에도 풍성하게 자라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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