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밭에서 자라는 쌀, 산듸

10월의 제주밭풍경 | 2023년 10월 6일

#제주밭풍경#쌀#산듸

 

지금 시기 제주의 밭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계절, 제주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주밭풍경]에서 소개합니다.

 

 

제주에서도 쌀을 재배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화산섬 제주는 토양의 물빠짐이 좋아, 물을 가둬 쌀을 재배하는 논농사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쌀 농사보다는 보리나 좁쌀, 메밀 등을 더 많이 재배했지요. 그래도 쌀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던 건 아닙니다. 바로 밭에서 자라는 쌀, ‘산듸’를 키웠습니다. 밭벼는 한자말로 ‘산도(山稻)’라 하는데, 이것이 제주말로 ‘산듸’가 되었습니다.

 



 

 

산듸는 논에서 키운 쌀보다 찰기가 부족하고 식감은 더 거칠지만 고유의 향이 더 진합니다. 옛적 제주에서 흰쌀밥은 그 하얀 빛깔 때문에 ‘곤밥’(고운 밥)이라 불렀으며, 잔치나 명절에나 먹을 수 있던 아주 귀한 음식이었지요. 그러다 1970년대 생산량이 좋은 ‘통일벼’가 전국적으로 유통되면서, 제주에서는 더이상 밭벼를 농사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산듸를 재배하는 밭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오히려 산듸의 식감과 향을 강점으로 삼아 프리미엄 쌀로 재탄생시키며, 사라질 뻔한 제주의 토속 식문화 또한 되살아나게 한 것이지요.

 

 

 

 

* 사진 속 제주밭은 한경면 용수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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