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땅콩호박을 소개합니다

제주밭 새친구 | 2023년 9월 21일

#제주밭새친구# 땅콩호박

 

[제주밭 새친구]에서는 제주에서 신규 재배되는 밭작물을 소개합니다.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이국적인 채소를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채소의 원산지와 특징, 레시피를 알려드립니다.

 

 

‘호박’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한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길쭉하고 초록색인 애호박이 떠오를 수도, 늦가을을 연상시키는 크고 둥근 늙은호박이 떠오를 수도, 아니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밤호박이 떠오를 수도 있겠어요. 이번 [제주밭 새친구]에서 소개하는 호박은 이 셋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조롱박’과 닮은, 땅콩호박입니다.

 

 

 

 

원산지

땅콩호박의 정식 명칭은 ‘월섬 버터넛 스쿼시’(Waltham butternut squash)이며, 1940년대 중반 미국에서 탄생한 교잡 품종입니다. 그때 당시 호박은 크면 무게가 1톤까지 나가는, 거대한 작물이었습니다. 작은 호박 품종은 과육이 적고 맛이 없었고요. 매사추세츠주 월섬 지역의 한 농부 찰스 레깃(Charles Leggett)은 너무 크지 않으면서도 맛이 좋은 호박을 위해 여러 교잡 품종을 시도했다고 해요. 그러다 길쭉한 모양의 구스넥 호박(gooseneck sqush)와 거대한 허버드 호박(hubbard squash)을 교잡해 ‘버터처럼 부드럽고 견과류(nut)처럼 단’ 호박을 수확하게 되었는데, 바로 ‘버터넛 스쿼시’입니다. 이후 탄생한 지역의 이름을 붙여 ‘월섬 버터넛 스쿼시’로 유통되어,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전세계에서 인기 품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어떻게 먹나요?

땅콩호박은 단순히 굽거나 찌기만 해도 맛이 좋아, 스테이크 등에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통으로 혹은 깍둑 썰어 오븐에 구운 뒤 올리브유와 허브, 메이플 시럽 등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샐러드와 함께 먹기도 합니다. 물론 곱게 갈아 수프로도 즐기고요. 또 땅콩호박은 계피 등 향신료와 궁합이 좋은데요, 이렇게 호박과 계피, 넛멕(육두구), 정향, 생강 등을 조합한 맛을 미국에서는 ‘펌킨 스파이스’(pumpkin spice)라 하여, 파이나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로 즐겨 먹습니다. 또,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매해 가을 한정 메뉴로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출시하는데요, 계절마다 나오는 다양한 시즌 메뉴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땅콩호박에 알싸한 향신료의 맛이 더해져, 미국에서는 가을을 대표하는 맛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찐 땅콩호박의 모습(가운데). 다른 호박에 비해 밝은 노란빛을 띤다.

 

 

 

 

 

* 사진 속 제주밭은 한림읍 상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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