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제주의 메밀꽃 필 무렵

6월의 제주밭풍경 | 2023년 6월 8일

#제주밭풍경#메밀

지금 시기 제주의 밭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계절, 제주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주밭풍경]에서 소개합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1936)의 문장입니다. 한국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접했을 이 소설은, 이효석 작가가 나고 자란 강원도 봉평을 배경으로 합니다. 메밀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봉평 메밀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이런 인식에 큰 역할을 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죠. 하지만 한국에서 메밀이 가장 많이 재배되는 지역은 바로 제주입니다. 전국 메밀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메밀을 재배하는 면적 또한 월등히 넓습니다.*

 

메밀은 다른 곡물에 비해 생육기간이 짧고 생명력이 강해, 봄과 가을 2기작이 가능하며 가뭄이나 태풍 등으로 농작물이 없을 때 구황작물로 환영받아 왔습니다. 토질이 척박하며 논 농사가 어려운 제주에서 메밀을 많이 재배한 것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죠. 사철 구하기 쉽고 오랜 역사를 함께해 온 곡물이니만큼 제주 향토음식 중에는 메밀을 활용한 요리도 다양합니다.

 

여름 초입에 선 지금 계절이 바로, 제주의 메밀밭에 소금 뿌린 듯 메밀꽃이 피는 무렵입니다. 와흘리나 오라동 등 한라산 중턱에 조성된 드넓은 메밀밭에서는 1년에 두 번 개화 시기에 맞춰 메밀꽃 축제를 열기도 하는데요, 중산간 지역의 드넓은 메밀밭은 물론, 조천읍 동네 사이 돌밭담 속에서도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볼 수 있습니다.

 









 

 

 

 

* 2021년 기준 재배면적 1426ha(전국 2148ha), 생산량 1127톤(전국 1976톤)으로 전국 1위 작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헤드라인제주, 20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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