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밭작물을 물처럼 마실 수 있나요?

티 블렌딩을 통해 제주 당근을 차(茶)와 향(香)으로 만나는 시간! | 2024년 7월 18일

#제주밭사람들# 티블렌딩# 엘리펀트힙# 제주당근# 워크숍

밭작물을 물처럼 마실 수 있나요?

: 티 블렌딩을 통해 제주 당근을 차(茶)와 향(香)으로 만나는 시간!

제주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탑동에는 제주도 특산물 위주로 메뉴를 만드는 ‘엘리펀트힙’이 있습니다. 이곳은 2023년 제주밭캠페인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중 요즘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다는 ‘티 블렌딩’ 워크숍을 진행한 김연진 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요. 바로 이곳에서 제주 밭작물인 당근의 가치와 매력을 함께 공유하고 개인의 취향과 감각에 따라 가향하면서 나에게 집중하면서 ‘굴룬 음식(간식의 제주 방언)’을 맛보는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연진 씨를 직접 만나서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밭작물이 일상에서 마시는 차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그것으로 티 블렌딩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연진 씨가 준비한 티 블렌딩의 재료는 제주의 대표 밭작물인 ‘당근’입니다. 개성 넘치고 멋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물어봤는데요. 그는 이렇게 답했어요.

“밭작물과 함께하는 나를 위한 차 블렌딩‘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보통 차에 대해서 많이 아는 분이 있고, 밭작물에 대해서 많이 아는 분이 있는데, 이 두 개를 연결시키지는 못해요. 예를 들어서 홍차나 녹차 같은 외국 브랜드들은 블렌딩된 게 많이 나오는데 제주도에서 생산된 차나 제주 밭에서 나는 밭작물이 블렌딩된 차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또, 이것들을 블렌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이 두 개가 합쳐졌을 때 맛과 향도 합쳐지거든요. 밭작물에서 나오는 고유한 맛과 차에서 나오는 풍미가 합쳐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었어요.

 


 

그야말로 기발한 아이디어인데요. 차는 차로서, 밭작물은 밭작물로서 제 역할을 하는 음식인데요. 그는 이 두 개를 합해서 날마다 마실 수 있는, 우리와 가까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시도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당근을 주로 사용했는데요. 제주도에서 나오는 차와 블렌딩해서 조향의 요소를 가미했다고 해요. 만약 시트러스 향을 넣고 싶으면 제주도 감귤을 슬라이스해서 넣어 블렌딩을 하면 된다고 해요. 게다가 밭작물로 만들 수 있는 차가 굉장히 많다고 해요. 비트, 콜라비, 작두콩 등 열두 달 생산되는 작물을 하나하나씩 다 블렌딩할 수 있는 거죠. 그는 당근이나 돼지감자 같은 뿌리채소부터 다양한 밭작물을 활용해서 라이프스타일을 녹여내는 차 블렌딩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해요.

그가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특히 매력적인 요소는 참가자들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밭작물과 향을 선택한다는 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취향에 따라 향을 만들 수 있고 배제할 수도 있어요. 저는 시트러스 향을 좋아해서 녹차에 청귤청을 넣어서 우려먹곤 해요. 참가자 중 한 농부님은 원초적인 뿌리 향, 흙냄새를 좋아했어요. 그것을 모시향이라고 하는데요. 뿌리채소인 당근을 우리면 당근 향과 함께 흙의 고유한 냄새가 나요. 그걸 모시하다고 느낄 수 있는 거죠. 어떤 분은 제주에서 나는 메리골드차 말린 것을 우려서 드셨어요. 사람마다 제각각 좋아하는 향이 달라서 블렌딩할 때 그 사람의 취향뿐 아니라 성격까지 알 수 있어요. 블렌딩한 후 다른 사람과 차를 교환해서 맛보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죠.“

그는 차 블렌딩은 집중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라고 소개했어요. 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로서 차의 장점을 널리널리 알리고 싶다고도 했죠.

밭작물을 활용한 차 블렌딩을 라이프스타일에 녹여내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는 연진 씨는 ”밭작물을 물처럼 마신다“는 밭작물의 일상화를 위해 오늘도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제주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2023년 활동보고서 <제주밭한끼 : 제주밭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책자에 실린 인터뷰 글을 재편집하여 소개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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