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따뜻하고 넉넉한 겨울 동무, 월동무

| 2024년 12월 21일

#제주밭# 제주무# 구좌읍# 월동무# 제주시5대밭작물# 밭작물


 

제주, 특히 구좌읍 겨울밭에서 자라는 무는 당근만큼이나 인기가 좋은 작물입니다. 이를 '월동무'라고 부르지요. 육지에 채소가 귀해지는 한겨울에 수확해 겨우내 먹는 귀한 작물이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겨울무를 저장창고에 보관하면 품질과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서 길게는 이듬해 6월까지도 우리나라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고, 제주 특유의 달큰한 맛 덕에 해외에까지 수출되는 효자 작물입니다.

 



일조량이 적은 한겨울에도 잘 자라고, 비옥한 화산토에서 노지재배를 하는 덕에 육지의 무보다 훨씬 단맛이 나서 '내가 먹는 것이 무인가, 배인가' 잠시 헷갈릴 정도랍니다. 식감도 아삭아삭해서 무생채를 해먹는 것이 맛도 영양소도 제대로 챙기는 방법이고요, 제철 생선과 함께 조림으로 푹 익혀도 좋지요. 돼지고기와도 잘 어울려 고기 뼈째 무와 함께 푹 고아서 끓인 접짝뼈국은 겨울철 최고의 밥도둑입니다. 무밭은 구좌와 성산뿐만 아니라 제주 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빙떡, 몸국, 멜국 등 제주의 향토음식을 떠올리면 '무'가 안 들어가는 음식이 없을 정도입니다. 제주 음식이 '베지근한'(깊고 진하면서도 담백하다라는 의미의 제주어) 이유는 '무'가 요리의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땅 속 깊은 곳에서 무럭무럭 자라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 땅 밖으로 고개를 삐죽이 내민 요즘 월동무를 보면, 귀엽기 그지없습니다. '월동'은 겨울을 난다는 의미이지만 그 뒤에 '무'가 따라붙으니 겨울을 함께 나는 '동무'라고 읽히네요. 꼭 필요한 시기에 제주밭에서 잘 자란 '동무'와 따뜻하고 넉넉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