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노지딸기, 땅속에서 끌어올린 우주의 맛!

| 2024년 5월 23일

#제주밭풍경# 딸기# 노지딸기# 아라동# 영평동# 오등동

노지딸기, 땅속에서 끌어올린 우주의 맛!



요즘 딸기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 1-2월에 맛보는 겨울 작물이 되었지만, 사실 딸기의 제철은 5-6월입니다.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노지에서 기르기 다소 어려워졌으나, 제주 아라동·영평동·오등동 일대에서는 자연의 품에서 기른 노지딸기의 명맥을 잇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 아라동 노지딸기밭

해마다 5월에는 이곳에서 막 수확한 딸기를 사고파는 직거래 장터도 열립니다. 추울까 더울까 노심초사하며,
익어가는 딸기향에 몰려든 참새들 쫓느라 허수아비까지 세우며 열심히 밭을 일군 농부의 마음을 눈치챘을까요?
제철에 열린 딸기는 여느 때보다 싱싱하고, 새콤달콤하며, 깊은 맛을 선물해주었습니다.



▲ 아라주는 딸기 직거래장터

 

보통 작물이 달콤한 맛이 강하면 건강엔 크게 도움 되지 않는 것이 다반사인데, 딸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맛있으면서 비타민은 그 어떤 과일보다 풍부하고, 이렇게까지 달콤하면서 칼로리는 적어서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을 지닌 사람들도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 정도니, 남녀노소에게 가장 사랑받는 과일이 아닐까 싶네요.


고동색 흙밭에서 이토록 쨍한 빨간색으로 익어가는 과일이 있다는 것이, 또 그것의 이름이 ‘딸기’라는 것이 불현듯 생경하고 신기합니다.

그렇게 보니, 표면에 무수한 씨앗이 톡톡톡 박힌 모양새도,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달콤한 향기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과즙도… 신비롭기만 하네요.

이 작은 열매 하나로, 신을 보지 못했으나 신이 있음을, 우주를 경험하지 못했으나 우주가 존재함을 저절로 믿게 됩니다.

'땅속에서 길어 올린 우주의 맛'을 묻는다면, 정답은 5월의 노지딸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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