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노지딸기, 땅속에서 끌어올린 우주의 맛!
요즘 딸기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 1-2월에 맛보는 겨울 작물이 되었지만, 사실 딸기의 제철은 5-6월입니다.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노지에서 기르기 다소 어려워졌으나, 제주 아라동·영평동·오등동 일대에서는 자연의 품에서 기른 노지딸기의 명맥을 잇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 아라동 노지딸기밭
▲ 아라주는 딸기 직거래장터
보통 작물이 달콤한 맛이 강하면 건강엔 크게 도움 되지 않는 것이 다반사인데, 딸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맛있으면서 비타민은 그 어떤 과일보다 풍부하고, 이렇게까지 달콤하면서 칼로리는 적어서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을 지닌 사람들도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 정도니, 남녀노소에게 가장 사랑받는 과일이 아닐까 싶네요.
고동색 흙밭에서 이토록 쨍한 빨간색으로 익어가는 과일이 있다는 것이, 또 그것의 이름이 ‘딸기’라는 것이 불현듯 생경하고 신기합니다.
그렇게 보니, 표면에 무수한 씨앗이 톡톡톡 박힌 모양새도,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달콤한 향기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과즙도… 신비롭기만 하네요.
이 작은 열매 하나로, 신을 보지 못했으나 신이 있음을, 우주를 경험하지 못했으나 우주가 존재함을 저절로 믿게 됩니다.
'땅속에서 길어 올린 우주의 맛'을 묻는다면, 정답은 5월의 노지딸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