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 열두달

농부에게 듣는 옥수수 이야기

옥수수연구회 회장 송운호 농부님 | 2023년 5월 25일

#제주밭사람들#초당옥수수

송운호 농부님과 초당옥수수

옥수수 키가 훌쩍 크고 노란 수꽃이 피는 5월, 애월의 송운호 농부님을 찾았습니다. 수확을 2주 정도 앞두고, 관리 중이신 여러 밭들을 다니며 옥수수의 상태를 살펴보고 계셨습니다. 판매를 위한 초당옥수수를 1만여 제곱미터(약 3천 평) 규모로 재배하시는 와중에, 자택 주변의 텃밭에서는 새로운 종자를 기르고 테스트하기 위한 다양한 품종의 초당옥수수를 키우고 계십니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 덕분에 초여름 대표 작물로 자리잡은 초당옥수수. 찰옥수수에 비해 월등히 달지만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는데요, 송 농부님이 그 이유를 꼼꼼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초당옥수수는 수분 함유량이 많고 전분이 적어요. 쫀득한 식감을 주는 녹말이 가득찬 찰옥수수와 달리 초당옥수수 알 속에는 수분이 가득하죠. 초당옥수수가 그토록 아삭아삭한 식감을 가진 게 이 때문이에요. 또, 단맛을 내는 과당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요, 초당옥수수의 단맛을 내는 과당은 몸에 쉽게 흡수되지 않고, 몸속의 노폐물과 함께 배출돼요. 다만 알맹이가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저장성이 좋지 않습니다. 제철인 6~7월이 지나면 찾아보기 어렵죠.”

 

 

제주시 옥수수연구회, 초당옥수수의 미래를 생각하다

초당옥수수를 재배하려면 무엇보다도 일조량과 따뜻한 날씨가 중요한데요, 그만큼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는 좋은 품질의 초당옥수수가 자라기 좋은 환경입니다. 그리고 제주시에는 송운호 농부님이 이끌고 있는 제주시 옥수수연구회가 있습니다. 소규모로 꾸려져 ‘옥수수에 진심인’ 농부님들이 함께하며, 현재는 제주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가을에도 초당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을지 실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는 육지에 비해 가을철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좋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죠. 2월에 파종하여 6월에 수확하는 일반적인 1기작에 더해, 6월에 파종하여 8월에 수확하는 2기작, 그리고 8월에 파종하여 11월에 수확하는 3기작 재배를 테스트 중이에요. 실제로 작년과 재작년에는 11월 수확한 초당옥수수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에만 나오던 작물을 겨울에도 만나볼 수 있으니, 시장 반응이 좋았죠. 쉽게 나온 결과는 아니에요. 옥수수는 터널에서 재배해야 하는데, 8월에는 볕이 뜨거워 터널 안에서 타 죽기 쉽죠. 태풍도 무사히 지나야 하고요. 저는 고추 농사 등으로 터널 재배를 해본 경험이 있어 노하우가 있어요. 섬세한 계산과 관리가 필요한 일이죠.”

 


 


 

“제주시 옥수수연구회는 농업기술센터, 강원도의 옥수수연구소 등과 협업하여 여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여기도 8가지 품종을 테스트하고 있답니다. 교수님들과 연구원들이 개발한 종자들을 실제로 재배해 보고 결과값을 주는 것이죠. 대부분 농가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꺼려하죠. 이해해요, 금전적인 결과가 바로 따라오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기후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고, 이제는 수입 종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 시대에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 누군가는 이런 테스트를 꾸준히 해야 하죠. 무엇보다 연구소에서 종자들을 얼마나 어렵게 개발했겠어요, 시간을 쪼개서라도 결과값을 줘야지요.”

 

 

친환경 농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송 농부님이 나고 자라신 곽지리에는 1960년대까지도 식수로 사용되던 우물이 있습니다. 물맛이 좋아 이름도 ‘달 감(甘)’ 자가 들어간 ‘석경감수(石鏡甘水)’입니다. 실제로 농부님도 어렸을 때 그 물을 마시곤 했다고 하시는데요, 언제부턴가 우물물이 오염되어 더이상 식수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산간의 축산폐수와 화학비료, 농약이 흘러들어간 거죠. 물에 녹조가 끼기 시작하고. 이걸 직접 보니 친환경으로 농사 지을 수밖에 없어요. 비닐 멀칭은 수분 유지도 되고 물도 절약되기 때문에 초당옥수수 재배에서는 필수적인데요, 단가가 높더라도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을 사용해요. 옥수수를 수확하고 나면 옥수수대와 잎, 그리고 비닐까지 한꺼번에 경운해서 갈아 엎죠. 그러면 비닐은 땅속으로 분해되고 대와 잎은 다음 작기를 위한 영양분이 되어 줍니다. 친환경, 무농약 농사는 그만큼 비용도 품도 많이 들지만, 제 마을의 땅과 물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죠.”

 


 

이런 신념과 정성으로 초당옥수수 농사에 매진하시는 송운호 농부님, 옥수수 이야기를 해주시는 농부님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가득합니다. 옥수수 수염이 갈색으로 모두 마르면 알이 꽉 찼다는 신호라고 하는데요, 올 여름 건강 간식으로 제주산 무농약 초당옥수수는 어떠신가요?

 


 

송운호 농부님의 초당옥수수는 ‘정성담은농장’에서 6월부터 구매 가능합니다. 예약 판매에 관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성담은농장 온라인스토어 : smartstore.naver.com/madeinjeju2020

정성담은농장 인스타그램 계정 : intagram.com/jungsung_farm

문의 : 010-9898-0578 송운호 농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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